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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부’는 이제 그만
흥부 등록일 : 2023-07-09
흥부보다 놀부가 대접받는 세상이 된 지 이미 오래다.
‘흥부전’에 등장하는 마음씨 착하고 경쟁과 다툼을 모르는 성실한 흥부. 식민지 시대와 전쟁을 치루면서 초토화된 국토와 지독한 가난을 마주한 우리 사회는 갑자기 이 ‘착한 흥부’를 소극적이고 나태하고 무능력한 인간으로 평가되기 시작했다. ‘조선 고대 소설사’(1950)에서 저자 주왕산은 흥부를 ‘가난하면 제 힘으로 어떻게 해서든지 생활방도를 생각할 것이지, 형제간의 의리만을 찾아 형만을 의존하려는 생활의식은 다 저 유교 교리에 중독되어 생산 방면에서 유리된 까닭’이라고 혹평했다.
그 후 60년대 근대화 작업에 따른 공업화, 도시화가 ‘돈이 최고’라는 천민 자본주의의 확산을 불러일으키고 과열경쟁, 성공지상주의를 조장하면서 사회는 ‘못된 놀부’ 추종 세력을 양산해내기 시작했다. 성공을 향한 끝없는 욕망과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앞만보고 달려가는 놀부의 근성이 높이 평가됐다. 목표와 성과, 능력과 성공이 모든 가치 판단의 우선순위에 올라섰고, 양심과 도덕, 양보와 배려 등의 인간적 가치는 능력없는 패배자들의 외침에 불과한 듯 치부돼 왔다. 그 결과 ‘나’ 하나만이 존재할 뿐 타인은 안중에도 없는 놀부의 닮음꼴들이 그득한 사회가 돼버렸다.
그런데 놀부 양산의 시작이 결국 사회의 기본이 되는 단위인 가정에서 부터라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그래서 점점 ‘못된 놀부’ 근성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흥부들이 사라지고 있는 사실이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고국의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한 할머니가 옆 유모차에 앉아있는 아이를 귀엽다고 만지자 서 있던 아이의 엄마가 ‘남의 **한테 손대는 게 싫다’며 실랑이를 벌였다. 급기야는 마시다 만 페트병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내리치며 ‘입 다물라구! 경찰 불러! 남의 **한테 손대지 말라고 했으면 알았다고 입 다물면 돼”라며 소란을 피운 것이 방송에 보도됐다. 자신이 싫다고 노인의 얼굴을 페트병으로 후려 치는 놀부형 엄마 곁에서 또 한명의 놀부가 자라가고 있다.
나 하나 잘 살기 위해 달려가는 놀부들, 옆사람은 죽어나가도 나 살기 바빠 안면몰수하는 놀부들, ‘에구 내 자식, 너만 잘 살면 된다. 갈수록 험악해지는 세상 착해봐야 혼자 바보만 된다’고 가르치는 놀부형 부모들…. 이 가정의 달, 내가 바로 ‘못된 놀부’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내 가정이 ‘못된 놀부’를 양산해 내는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놀부양산소는 아닌지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흥부전’에 등장하는 마음씨 착하고 경쟁과 다툼을 모르는 성실한 흥부. 식민지 시대와 전쟁을 치루면서 초토화된 국토와 지독한 가난을 마주한 우리 사회는 갑자기 이 ‘착한 흥부’를 소극적이고 나태하고 무능력한 인간으로 평가되기 시작했다. ‘조선 고대 소설사’(1950)에서 저자 주왕산은 흥부를 ‘가난하면 제 힘으로 어떻게 해서든지 생활방도를 생각할 것이지, 형제간의 의리만을 찾아 형만을 의존하려는 생활의식은 다 저 유교 교리에 중독되어 생산 방면에서 유리된 까닭’이라고 혹평했다.
그 후 60년대 근대화 작업에 따른 공업화, 도시화가 ‘돈이 최고’라는 천민 자본주의의 확산을 불러일으키고 과열경쟁, 성공지상주의를 조장하면서 사회는 ‘못된 놀부’ 추종 세력을 양산해내기 시작했다. 성공을 향한 끝없는 욕망과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앞만보고 달려가는 놀부의 근성이 높이 평가됐다. 목표와 성과, 능력과 성공이 모든 가치 판단의 우선순위에 올라섰고, 양심과 도덕, 양보와 배려 등의 인간적 가치는 능력없는 패배자들의 외침에 불과한 듯 치부돼 왔다. 그 결과 ‘나’ 하나만이 존재할 뿐 타인은 안중에도 없는 놀부의 닮음꼴들이 그득한 사회가 돼버렸다.
그런데 놀부 양산의 시작이 결국 사회의 기본이 되는 단위인 가정에서 부터라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그래서 점점 ‘못된 놀부’ 근성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흥부들이 사라지고 있는 사실이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고국의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한 할머니가 옆 유모차에 앉아있는 아이를 귀엽다고 만지자 서 있던 아이의 엄마가 ‘남의 **한테 손대는 게 싫다’며 실랑이를 벌였다. 급기야는 마시다 만 페트병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내리치며 ‘입 다물라구! 경찰 불러! 남의 **한테 손대지 말라고 했으면 알았다고 입 다물면 돼”라며 소란을 피운 것이 방송에 보도됐다. 자신이 싫다고 노인의 얼굴을 페트병으로 후려 치는 놀부형 엄마 곁에서 또 한명의 놀부가 자라가고 있다.
나 하나 잘 살기 위해 달려가는 놀부들, 옆사람은 죽어나가도 나 살기 바빠 안면몰수하는 놀부들, ‘에구 내 자식, 너만 잘 살면 된다. 갈수록 험악해지는 세상 착해봐야 혼자 바보만 된다’고 가르치는 놀부형 부모들…. 이 가정의 달, 내가 바로 ‘못된 놀부’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내 가정이 ‘못된 놀부’를 양산해 내는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놀부양산소는 아닌지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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