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의 망나니 공작 알베르 2세 2편
이 망나니 공작 알베르 2세가 가장 무서워했던 사람은 바로 아버지 레니에 3세였다. 실제로 레니에 3세는 죽을 때까지 알베르에게 사생아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토고의 연인 니콜 코르테는 알베르 공자와 만나기 전 결혼 후 이혼까지 한 이혼녀였는데 흑인에 이혼녀 꼬리표를 단 니콜이 모나코의 정식 왕비가 될 수는 없는 일이었고, 만약 이 사실이 레니에 3세의 귀에 들어갈 경우 공작의 자리가 위태로울 지경이었다.
결국 알베르는 니콜에게 거액의 양육비와 생활비를 주며 제발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까지라도 입을 다물어 달라고 부탁했다. 니콜은 홀로 아들을 키우며 알베르 공작이 보낸 막대한 생활비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아들의 존재를 비밀에 감춰두고 있었다.
2005년 3월 레니에 3세가 아내인 그레이스 캘리의 곁으로 떠나고 모나코 알베르 공작이 정식 왕위를 계승 받았다. 니콜은 알베르와 약속한 묵비권 기간이 끝나자마자 프랑스 언론에 자신의 정체와 아들의 존재를 알리는 대대적인 인터뷰를 거행했다. 하지만 이미 왕위를 받은 알베르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니콜이 먼저 선수를 치자 미국에서 딸을 키우던 타마라 로토로도 곧장 반격을 했다. 로토로는 젊은 시절 공작과 만났고, 그 둘 사이엔 무려 19살이나 된 예쁜 딸이 있었던 것이다. 독신주의자에 그레이스켈리의 첫 아들이자 모나코 왕실의 공작에게 자식이 둘씩이나 있다는 충격적인 스캔들로 유럽이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알베르는 아버지가 정해준 며느리 샬린과 이미 약혼까지 마친 상태였다. 왕실의 약혼은 쉽게 파기를 할 수도 없는데다가 죽은 선왕이 정해준 자리라 어찌 방법이 없었다.
샬린에게 결혼을 파기할 수 있는 방법은 결혼식에서 도망가는 방법뿐이었다. 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았다. 현재 모나코의 왕실은 대가 끊길 경우 프랑스로 흡수되는 위기에 쳐해 있다. 정식 왕비가 낳은 아들이 있어야만 모나코라는 ‘나라’가 존속되는 어정쩡한 상황인 것이다. 모나코 법률에 따르면 공작에게 사생아가 수십 명씩 숨어 있어도 정식으로 왕비가 낳은 아들이 아닌 이상 대를 이을 수 없다고 나와 있다. 최근 모나코에서 넘어온 기사에 따르면 샬린이 결혼 직전 왕실의 아들을 낳으면 곧바로 이혼을 할 수 있도록 비밀리에 합의를 하고 결혼을 했다고 한다. 또한 공작의 숨겨진 사생아가 두세 명 정도 더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그 중엔 이탈리아 작가가 낳은 18개월된 갓난아기도 있다고 한다. 자신의 약혼자가 결혼 문제로 절망하고 있을 때조차 여자를 만나 아기 만들기에 힘쓰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 막장 공작의 만행은 여자문제 이외에도 끊임없이 떠올랐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의 위원을 맞고 있는 알베르 2세는 우리나라와 러시아 소치가 2014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경쟁할 당시 러시아에서 극지탐험, 낚시여행, 국민 만찬, 각종 향응, 러시아 별장 등을 제공받았고, 그 결과 올림픽 유치를 러시아에 넘겨주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일설에 따르면 알베르 2세가 러시아에게 받은 것 중엔 러시아의 미녀들도 끼어 있었다고 한다.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알베르를 유혹하기에 그만한 것도 없었을 것이다.
모나코가 아무리 여의도 반 토막만 한 나라라 해도 국민이 있고, 정부가 있고, 심지어 왕실이 있는 엄연한 국가다. 한 왕실의 책임을 지는 공작이라면 적어도 국민들의 부끄러움을 살만한 짓은 피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왕실 결혼식에서 눈물을 펑펑 흘리며 억지로 식장에 들어오는 신부와 결혼하는 국왕은 전혀 다른 나라 사람이 봐도 부끄러워지는 일이다. 그의 왕성한 생식활동을 보면 샬린과의 사이에 아이 하나 정도는 충분히 낳고도 남을지 모른다. 하지만 모나코 왕실의 쓰러진 자존심을 되돌리기 위해선 그 수십 배의 시간도 부족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