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존경했던 남자의 충격적인 비밀-
우리는 각계각층에서 놀라운 능력이나 업적을 보이며 사람들의 명예와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이들이 한 순간의 실수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가까운 예로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한 여자 연기자가 실은 환각제를 복용하고 문란한 성생활을 즐겼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던 일이 있다. 또, 폐와 뇌까지 전이되어 생존율이 50%밖에 되지 않던 고환암을 이겨내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전거 경주 대회인 뚜르 드 프랑스에서 7연승을 했던 선수가 경기 때 불법 약물을 복용한 사실을 고백해 모든 대회 상금을 반납하게 된 일도 있다. 이렇게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던 이들의 추악한 비밀이 드러날 때 우리는 적잖은 충격과 실망을 받는다. 그것이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할 최고 권력자일 때는 그 실망감이 배신감에 가까울 정도이다.
그런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인전 속의 위인이자 전 미국인이 매년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꼽는 사람에게 충격적인 비밀이 있었다면 어떨까?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 제도를 폐지시킨 역사 속 위인, 링컨의 이야기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1842년 메리 토드와 결혼한 후 1864년 암살당할 때까지 아내와 아이들만을 바라본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버지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링컨의 네 아들은 한 명만을 제외하고 모두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었고, 링컨 부부는 이 일로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그런데 몇 년 전 미국의 한 작가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 위대한 대통령이 몹쓸 병을 앓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펼친다. 바로 링컨이 성 접촉에 의해서 걸리는 무서운 병, '매독' 환자였다는 것이다. 그는 링컨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법률 조언가였던 헌던이 자신의 책에 밝힌 내용을 옮기고 있는데, 링컨이 결혼 전 딱 한번 어느 소녀와 관계를 했는데 그 때 매독에 걸리고 말았다고 헌던에게 직접 고백했다고 한다.
매독은 성 관계에 의해 전염되고 여성이 걸렸을 경우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병이다. 매독 균에 감염되어 태어난 아기들은 대부분 사산되거나 영유아기를 넘기지 못하는데, 링컨의 아들들이 조기 사망한 이유도 그의 매독에 있지 않나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링컨은 혼전 관계로 걸린 성병을 대통령에 당선되고, 아이들을 잃을 때까지도 치료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당시는 페니실린이 없었기 때문에 매독 치료는 매우 어렵고 까다로웠다. 그가 대통령의 지위에 있으면서 이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병’을 치료하러 다니기는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링컨은 아이들의 죽은 원인이 자신에게 있지 않을까 자책하며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미국 역사에서 유일무이하게 네 번이나 연속으로 대통령에 선출된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의 대공황과 경제 침체기를 극복한 그 유명한 ‘뉴딜 정책’의 창시자도 이 비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링컨처럼 성병에 걸린 것은 아니었지만, 대통령이 되기 20년도 전부터 관계를 맺었던 비서와 백악관에 들어가서도 계속 부정을 저질렀다. 둘 사이의 불륜 관계를 알게 된 모친으로부터 반대에 부딪히자 잠시 헤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만난 그들은 루즈벨트가 사망하던 순간까지도 함께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 뿐 아니라 루즈벨트에게는 정식 부인 말고도 제2의 영부인이라 불리던 여자가 따로 있었으며, 그녀는 아예 백악관 생활까지 같이 했을 정도라고 한다. 우리로 말하자면 첩과도 같았다.
역사적으로 이토록 존경받던 남자들의 사생활에 이렇게 충격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만큼 많은 수의 남자들이 문란한 성생활을 하고 불륜을 저지른다는 증거일까? 아니면 존경받는 정치인이 반드시 도덕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뜻일까? 결론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지만, 대통령이 한 나라의 대표라는 것을 생각할 때 결코 ‘올바른’ 행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존 리처드 스티븐스, ‘기이한 역사’ 일부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