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드와 함께 정신의학, 심리학자로 유명한 칼 구스타프 융은 정신분석에 있어서 분석 심리학의 창립자라 불리는 인물이다. 그가 만든 용어 중 ‘엘렉트라 콤플렉스’ 라는 것이 있다. 3세에서 5세까지의 여자 아이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려는 욕망을 품는 다는 콤플렉스로, 아버지를 증오하고 어머니를 사랑하는 남자 아이들의 오이디프스 콤플렉스의 반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엘렉트라는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의 딸로 대대로 저주 받은 아트레우스 가족의 비극적인 이야기의 중심적 인물로 등장한다. 트로이 전쟁 때 총 지휘관이었던 아가멤논은 전쟁을 끝내고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집에서 자신을 애타게 기다릴 거라 생각했던 아내는 간부였던 아이기스토스의 정부가 되어있었고, 아내 클레넴네스토라는 전쟁에서 승리한 남편이 돌아오자 간통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아이기스토스와 함께 남편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어머니의 부정과 사랑하는 아버지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딸 엘렉트라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불타는 증오심으로 어머니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마음 같아선 정부와 함께 남편을 죽이고 자신의 친 자식의 슬픔과 분노를 조롱하던 어머니를 단칼에 죽이고 싶었지만 아직 어린 엘렉트라에게는 힘이 없었고, 그녀 자신과 동생이 어머니의 손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알렉트라는 남동생을 국외 신전으로 망명을 보낸 뒤 발톱을 숨기고 8년을 버틴다. 8년 동안 어머니의 조롱은 더욱 더 심해졌고, 자신이 원치 않는 남자와 강제로 결혼까지 하게 된다. 증오는 점점 더 깊어졌고, 복수의 칼날을 날을 세우고 있었다. 어머니를 증오하면 증오할수록 죽은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이 짙은 애정으로 표출되었다. 8년 뒤 망명 간 동생을 찾지만 동생마저 타지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크게 좌절하지만 혼자서라도 복수를 하겠다며 어머니와 그녀의 정부를 찾아간다. 다행이 죽었다던 동생이 살아서 돌아왔고, 둘은 힘을 합쳐 아버지의 복수를 실행하면서 친 어머니를 죽인 딸의 이야기로 마무리 되는 비극적인 이야기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3세에서 5세 사이의 여자 아이가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성의 부모를 향한 근친상간적인 욕구가 표출 된다고 주장하면서 아버지의 아내인 어머니를 증오하고, 질투하는 행동을 엘렉트라 콤플렉스라고 불렀다. 프로이드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여성형이라고 일컬어지는 이것 아버지에 대한 집념이 어머니에 대한 증오로 근친상간, 근친 살해로 이어지며, 여기서 아버지에 대한 집착이 남근에 대한 집착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융이 만든 용어이기는 하지만 정확한 이론을 세운 것은 프로이드라고 할 수 있다.
프로이드에 따르면 여자 아이가 아버지의 남근을 보게 되면서 자신에게는 남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자신에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게 되며, 자신에게 남근을 주지 않은 어머니를 원망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원망이 여아의 남근 선망(Penis envy)으로 나타나면서 콤플렉스를 갖는 근본적 원인으로 발전된다.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가진 여아는 차츰 성장을 하면서 어머니의 여성성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는데 즉, 아버지로 표현되는 남근을 자신 혼자 차지하고, 어머니를 질투하게 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증상은 이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비교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중요한 증상은 아니다. 여자 아이에게는 거세 불안으로 인한 거세 콤플렉스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 중 하나를 사랑하고 다른 하나를 경쟁자로 보는 것은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에게 더욱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딸이 어머니를 증오하는 시기가 온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