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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작고 유연한 여자와 숲속에서 하룻밤
최초작성날짜 : 2014-05-12 10:53:10, 글자크기   

건강한 성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선호하는 여성 취향이 있기 마련이다. 모델처럼 키가 크고 굴곡이 완벽한 여자를 좋아할 수도 있고, 키가 아담하고 귀여운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 할 수도 있다. 모두가 가슴 큰 여자를 찾을 때 혼자 가슴 작은 여자를 보며 설렐 수도 있고, 섹시한 여자에 모두가 눈을 떼지 못할 때 혼자 청순가련형의 여자에 넋을 잃을 수도 있다. 쌍둥이로 태어나도 서로 다른 이상형을 원할 수 있으며, 서로 아주 다른 사람이라도 비슷한 취향을 가질 수 있다.

일본의 한 시골에 아주 독특한 취향을 가진 남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키가 작은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 쓸 정도로 좋아했는데,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가 하면 얼굴에 주먹만 한 점이 있거나, 풍채가 남자 같이 우락부락해도 그저 키만 작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들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사는 마을엔 키가 작은 여자가 별로 없었다. 그의 키가 워낙 작은 탓에 그보다 작은 여자 찾기가 매우 어려웠고, 만에 하나 그런 여자를 찾아도 볼품없고 키 작은 남자를 보고 도망가는 여자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자신의 이상형을 찾지 못하고 시골 노총각으로 늙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의 유일한 취미는 바쁜 농번기가 끝날 때 쯤 홀로 깊은 계곡에 들어가 차가운 계곡물에 수영을 하는 것이었다. 이 날도 바쁜 일이 모두 끝나 혼자 홀홀하게 자주 찾는 계곡으로 향했다. 이 계곡은 수심이 적당하고, 물살이 세지 않아 수영하기 좋은데다가, 낮에는 햇볕이 잘 들어 몸을 말리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더욱이 사람들이 찾지 못하는 곳에 있어 혼자 벗고 놀기 딱 좋은 곳이었다.

계곡에 도착한 남자는 입고 온 옷을 모두 벗어 버리고 한가롭게 수영을 즐겼다. 혼자 한참 물장구를 치고 있는데 저 계곡 반대쪽에서 까만 머리칼을 한 여인 하나가 자신을 보며 부끄럽게 몸을 돌리고 있는게 아닌가? 옷을 모두 벗고 있었던 남자는 급하게 몸을 물속으로 숨겼고, 여인이 사라질 때까지 몸을 돌리고 있었다. 헌데 얼핏 본 그녀의 모습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자신의 이상형과 완벽하게 들어맞는 것이었다. 남자는 용기를 내 고개를 돌려 여인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작고 유연한 몸에 까만 머리칼을 허리까지 내리고 새카만 눈을 한 여인의 모습은 남자를 한눈에 매료시킬 만큼 완벽하게 아름다웠다.

남자는 용기를 내 여인의 곁으로 다가갔다. 계곡 골자기 너머로 해가 지고 있었고,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여인 역시 남자가 싫지 않은 눈치였다.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았고, 이것저것 헛소리를 해대도 부끄럽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 이렇게 완벽한 이상형을 계곡 안에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남자는 이 여자를 놓치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급하게 수영을 해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해가 지고 주위는 어두워져 있었다. 남자는 순식간에 자신의 진심을 고백하고 자신과 결혼을 해 달라고 매달렸다. 여자는 아무 말 없이 남자의 가슴에 안겨 그가 하는 대로 가만히 내버려 둘 뿐이었다.

평생을 찾아 헤매던 이상형을 찾은 남자는 여인의 손을 잡고 계곡 주변의 풀 숲 위로 올라갔다. 둘은 야생의 짐승이 되어 밤새도록 서로를 사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사랑을 확인한 남자는 여자를 품에 꼭 끌어안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남자는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한다. 밤새 자신의 품에서 유연하게 몸짓하던 여인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품 안엔 수달 한 마리가 조신하게 누워있었다는 것이다. 작고 유연한 몸놀림을 가진 여자가 알고보니 수달이었다는 웃지못할 러브스토리였다. 아무리 이상형에 눈이 멀어도 상대가 사람인지 짐승인지는 확인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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